로코코 미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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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모든 것

로코코 미술의 세계

by 시티시티 2024. 3. 25.

로코코 미술의 탄생

 프랑스의 미술 양식을 지배하고 있던 아카데미의 세력이 르브렁의 사후부터 점차 시들어지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루이 14세가 타계하고 귀족들은 루이 14세 치하에서 강제적으로 거주했던 베르사유 궁전을 떠나 파리에 우아한 저택을 지었습니다. 이 시기의 귀족계급은 유락과 쾌락의 추구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이때의 새로운 도회식의 저택은 로코코 양식 또는 루이 15세 양식이라 불려지고 있습니다. 가볍고 우아하며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로코코 양식은 바로크 양식의 웅장하고 엄숙함에 대한 반작용이었습니다. 자연, 신화, 사랑과 로맨스 등의 주제에서 영감을 받아 비대칭적이며 곡선적이고 복잡한 장식을 선호했습니다. 로코코 시대의 건축에서는 복잡하게 치장하고 주로 파스텔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조개껍질, 두루마리, 꽃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 정교한 외관이 특징입니다. 또한 거울, 금박을 입힌 가구, 섬세한 회반죽으로 장식된 방 등 인테리어가 호화로웠습니다. 로코코 미술에서는 여가, 즐거움, 관능이라는 주제로 귀족 생활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파스텔 색상, 부드러운 붓 스트로크, 유쾌한 구성은 로코코 미술의 특징입니다. 로코코 시대의 조각작품에서도 비슷한 특징으로 우아하고 흐르는 듯한 라인과 섬세한 디테일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가구, 도자기, 은 식기와 같은 장식 예술도 번성하여 디자인이 화려하고 복잡하였으며 고급스러운 재료로 제작되었습니다. 

로코코 미술의 화가들

1. 장 앙트완 와토는 프랑스 북부의 국경 지방 출신이며 로코코 미술의 창시자입니다. 몽상적 요소와 현실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화가로 유명합니다. 와토는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하여 주로 인물과 희극 배우들을 그렸습니다. 그 뒤 플랑드르, 베네치아 스타일과 루벤스의 영향을 받아 점차 로코코 미술의 화풍을 확립해 갔습니다. 그는 <키테라 섬 순례>를 그려 우아한 야외 오락이나 축제의 장면으로 묘사하는 페트 갈랑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이것은 공원 풍의 배경에서 희극배우와 재미있게 노는 젊은 귀족 등을 묘사한 것입니다. 연극의 한 장면 같이 젊은이들이 비너스 여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섬에 찾아온 모습입니다. 꽃으로 장식한 여신이 있으며, 즐거웠던 하루가 저물자 젊은이들은 천사의 무리에 이끌려 화려한 로코코 풍의 배를 타고 일상세계로 돌아가는 장면입니다. 알기 쉽고 흐르는 듯한 필법과 화려한 색채의 대비는 루벤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와토의 그림에는 루벤스와 같은 에너지와 세찬 움직임은 보이지 않으나 섬세하게 묘사된 등장인물은 훌륭한 연기를 하는 배우처럼 감동적입니다. 또 다른 작품 <전원 오락>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낙원의 한 장면입니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화사함이 적지만 와토의 섬세한 붓질이 인물들을 돋보이게 합니다.

로코코 시대 미술 와토의 작품-키테라 섬 순례

 

2. 샤르댕은 프랑스 로코코 시대 대표적인 풍속화가이며 뛰어난 정물 화가입니다. 그는 특히 정물화에서 놀라운 재능을 펼쳤습니다. 샤르댕의 정물은 대부분 과일이나 부엌의 주전자와 냄비 같은 단순한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흔한 물건도 그가 화폭에 담으면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가 그린 정물화 <주방 정물>에는 도자기와 물주전자, 구리냄비, 살코기, 닭, 생선 및 계란 두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가 그린 대상은 정물 자체가 대상이 아니라 생활 주변에 흔히 있는 도구들을 구성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모습도 아주 친근하게 표현했는데, 보통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따뜻하면서 평화로운 느낌을 줍니다. 샤르댕의 작품 <시장에서 돌아온 여인>은 파리의 중산층 가정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우리는 평범한 아름다움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과 공간 질서에 대한 매우 명쾌한 감각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 속에서 조용한 가정의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또 다른 작품 <요리하는 하녀>에서는 야채를 다듬다 말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여인이 있고 주변엔 집안에 있는 친근한 물건들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가라앉는 색채를 두껍게 칠하는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색감이 독특하고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샤르댕의 능숙한 기교의 필법은 색채를 시적으로 승화시킵니다.

3. 윌리엄 호가드는 뛰어난 초상화가이자 풍속화가입니다. 호가드는 풍속화에 풍자를 도입해서 일련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리즈를 그렸습니다. 그의 풍속화 시리즈는 유혹에 휘말려서 생겨난 무서운 사례를 들어 중산층의 도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 <소란스러운 술잔치>는 방탕아의 편력이라는 그림 시리즈의 제 3장면입니다. 이 그림에는 도덕성이 결여된 청년들이 술과 여자들의 유혹에 빠져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맨 마지막 작품에는 청년들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러 생명을 끝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호가드는 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화가로서 그만큼 신랄한 유머 감각을 지닌 예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4. 게인즈보로는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초상화가입니다. 그의 작품 <로버트 앤드루스 부부>의 장면은 매우 영국적인 밝은 해가 비치고 있는 명랑한 분위기를 띠고 있습니다. 지방 영주와 그의 부인이 휴식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포즈도 영국적인 특징입니다. 그 후에 게인즈보로가 그린 유명한 배우 <시돈즈 부인>은 <로버트 앤드루스 부부>의 그림보다 훨씬 나중에 그린 것으로 또 다른 특징이 나타나 있습니다. <시돈즈 부인>에 보이는 궁정 풍의 우아함과 차가운 표정은 반 다이크의 초상화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곡선적이고 탄력성 있는 바로크 양식을 보다 세련되게 변화시킨 것이 로코코 양식입니다. 로코코 양식은 18세기 중반에 정점이었으며 후반에는 신고전주의의 등장으로 인기를 잃었습니다. 비록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의 양식이었으나 매력적이고 우아하고 기발한 아름다움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