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적 바로크 미술, 프랑스
17세기 중반의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풍요롭고 강력한 국가였습니다. 그 결과 예술의 활동 중심지가 로마 대신 파리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는 문학, 건축, 조각, 회화의 모든 분야를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귀족적이고 영웅적인 내용이 강조되고 그 밖의 내용은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카라바치오의 자연주의, 루벤스와 베네치아 화가들의 감각적인 매력, 그리고 벨라스케스의 빛나는 정경은 인기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카라바치오의 영향을 받았던 창조적인 두 화 라 투르와 르냉은 최근까지도 잊혀지고 있었던 화가들입니다. <목수 요셉>은 카라바치오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라 투르의 작품으로, 명확한 형태를 통해 온화한 감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종교적 정신은 카라바치오의 <성 마태의 소명>과 마찬가지로 강렬합니다. 한편 르냉의 작품 <농부 가족>은 유머 감각이나 감상적인 면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카라바치오의 영향을 받은 그림이지만 젊은 시절의 벨라스케스가 그린 하층민의 생활 그림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농부 가족> 속의 위풍당당한 모습의 인물은 벨라스케스의 그림 <세빌리아의 물장수>에 나오는 물장수와 비슷합니다.
17세기 프랑스 화가, 푸생과 그의 제자 르브렁
1. 니콜라 푸생은 프랑스의 고전주의적 바로크 양식을 확립한 화가입니다. 그는 17세기 최대의 프랑스 화가이며, 국제적 명성을 얻은 최초의 프랑스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푸생은 프랑스 파리에 오래 살지 않고 생애의 대부분을 프랑스 궁정의 간섭에서 벗어난 로마에서 보냈습니다. 푸생은 라파엘로의 회화 양식을 카라치를 통해 습득하였기에 고전주의적이면서 바로크적인 양식의 세계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푸생은 역사와 신화, 철학에도 조예가 깊어 고전 문학에서 주제를 골라 독특하고 이상적인 그림을 그렸습니다. 푸생의 그림 <사비니 여인들의 약탈>은 고전주의적이면서 문학적인 주제를 다루었는데, 등장인물들은 영웅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개성이나 현실성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감각에 호소하지 않고 지성에 접근하려 하고 있고, 형태와 구도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의 주제는 초기 로마의 전설에서 따온 것입니다. 로마을 창건한 남자들이 그들의 부인을 갖기 위해 사비니 족의 여인들을 납치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두목이 사비니 족을 로마로 초청하여 축제를 벌이고 있는 동안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내 여인들을 강제로 납치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그림은 루벤스와 카라치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인물들의 동작은 조각 군상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이런 인물들의 묘사는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푸생이 추구한 미술 양식은 형태와 색채, 사고와 감정, 진실과 아름다움, 이상과 현실이 모두 조화되고 균형 잡혀 있는 예술 세계였습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포키온의 매장 풍경>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명쾌한 구성과 수학적 비례가 화면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의 주제는 진실을 감추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당한 그리스 영웅을 매장하는 장면입니다. 엄숙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은 금욕적인 미덕이 주제에 아주 적합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그 속에 있는 인간의 위치를, 조화롭고 안정감이 깃들어 있는 향수에 가득 찬 세계로 보았습니다. 또 다른 걸작으로 뽑히는 작품으로 풍경이 평화롭고 서정적인 <아르카디아의 목자>가 있습니다. 햇빛으로 가득한 풍경에 양치기 청년들과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무덤 주위에 모여 있는 그림입니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담은 <에코와 나르키소스>와 <미다스와 디오니소스>등이 있습니다. 세련되고 정돈된 화면 구성은 프랑스 회화에 많은 영향을 미쳐 푸생은 프랑스의 근대 회화의 시조라 일컬어집니다.
2. 샤를르 르브렁은 로마에서 푸생의 제자로 있었던 화가입니다. 이후 수석 궁중화가가 되어 프랑스에서 미술의 독재자로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양왕 루이 14세가 정권을 장악했던 때였으며, 이 시기의 예술은 주로 국왕을 찬미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르브렁에 의해 고전주의 양식은 공식적으로 궁정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르브렁은 미술가를 공적으로 양성하는 회화, 조각 분야의 왕립 아카데미 교장이 되어 프랑스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이 고전주의 양식을 밀어붙였습니다.
프랑스의 미술학교, 아카데미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의 젊은 미술가들은 공방에서 미술을 배웠습니다. 17세기에 이르러 미술가들은 과학지식과 예술이론이 포함된 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설 아카데미가 설립되어 미술가들은 그곳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웠습니다. 왕립 아카데미는 실기와 이론이 체계화된 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에게 미술 양식의 표준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 교수들은 회화를 복잡한 기계 조직처럼 분석했습니다. 또한 데생, 색채, 표현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화가들의 성적표를 작성하고 점수를 매겨 등급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왕립 아카데미는 모범이 되어 오늘날 많은 미술학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전주의적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에서는 베르사유의 경이로운 건축물부터 신화적이고 성서적인 주제가 주입된 푸생의 절묘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또한 회화와 조각의 영역뿐만 아니라 음악, 문학의 발전도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서양 미술에 있어서 고전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는 웅장함, 문화적 화려함 등 활기 넘치는 시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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